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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먹은 거북‧낚싯줄 걸린 돌고래…‘발리’ 해양동물들의 고통(서울신문/22.01.05)
2022 January. 05

발리 앞바다에서 구조된 푸른바다거북. 2022.01.05 AFP 연합뉴스

 

▲ 발리 앞바다에서 구조된 푸른바다거북. 2022.01.05 AFP 연합뉴스

 

 

발리 앞바다에서 구조된 푸른바다거북. 2022.01.05 AFP 연합뉴스

 

▲ 발리 앞바다에서 구조된 푸른바다거북. 2022.01.05 AFP 연합뉴스 

 

 

신들의 섬’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 해변이 밀려드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발리섬에서 구조된 멸종위기종 푸른바다거북의 배설물에서 비닐봉지가 상당수 발견됐다.

5일 발리의 거북이 보호단체 TCE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군은 지난해 12월 27일 발리 앞바다에서 푸른바다거북을 불법 포획한 어선 3척을 나포했다.

길이 1m 이상, 무게 300㎏ 이상으로 자랄 수 있는 푸른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보호단체 TCEC에 인계된 푸른바다거북은 생후 7년짜리부터 30년이 넘는 경우까지 다양했다.

거북이들은 야생에 돌려보내기 전에 치료·관찰 기간을 가졌는데 배설물에서 상당수의 비닐봉지가 나왔다.

TCEC 회장 마데 수칸타는 “최소 5마리의 배설물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 라면 수프 봉지 등 다양한 플라스틱 쓰레기였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배설물 속 플라스틱 양이 점차 줄고 있어 조만간 방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고통 받는 바다의 주인들
낚싯줄에 입이 꽁꽁 묶인 돌고래. 2020. 11 포오션 제공
▲ 낚싯줄에 입이 꽁꽁 묶인 돌고래. 2020. 11 포오션 제공
쓰레기장으로 변한 바다에서 가장 고통받는 것은 바로 해양동물이다.

쓰레기 사이를 헤엄치는 물고기,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삼켰다가 죽은 바다 거북 등 발리에서 쓰레기의 습격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해양동물들의 이야기는 이제 낯설지 않다.

국제기업 ‘포오션’은 2020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섬 해안에서 주둥이부터 꼬리까지 낚싯줄로 꽁꽁 묶여 겨우 숨만 쉬던 돌고래를 구조하는 영상을 공개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당시 돌고래는 오랫동안 줄에 묶여 있어 입 주변에 피를 흘리고 있었고, 아무것도 먹지 못해 고개를 가누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모습이었다.

구조자들이 서둘러 낚싯줄을 제거하고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냈지만, 언제 다시 쓰레기로 인해 목숨을 위협받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쓰레기 사이를 헤엄치는 고래상어. 2020.12.15 포오션 제공

▲ 쓰레기 사이를 헤엄치는 고래상어. 2020.12.15 포오션 제공

또 2020년 12월 15일 포오션이 공개한 또 다른 영상에는  발리 해안에서 쓰레기 사이를 
유영하는 고래상어의 모습이 담겼다.


멸종위기 취약종인 고래상어는 매일 수천톤의 물을 들이마신 후 크릴과 플라크톤 등을 걸러내 섭취한다. 
이 과정에서 해양 쓰레기들을 먹을 수밖에 없다.

포오션 관계자는 “고래상어가 빨아들인 바닷물에 섞인 미세플라스틱이 목숨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 2위 ‘해양 오염원 배출국’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해양 오염원 배출국으로 꼽힌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오염뿐만 아니라 해양 생태계를 위태롭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한해 20만 톤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발리섬에선 2019년 비닐봉지·스티로폼·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고, 수도 자카르타에선 
작년 7월부터 마트 등 상점에서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됐지만 일회용품 사용은 여전하다.

환경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쓰레기 투기가 지속된다면 

발리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일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