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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떠다니며 크는 어린 바다거북, 플라스틱 먹고 자란다 (동아사이언스/21.08.02)
2021 September. 09

해류를 타고 바다를 떠다니며 자라나는 어린 거북이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에 노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해류를 타고 바다를 떠다니며 자라나는 어린 거북이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에 노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해류를 타고 바다를 떠다니며 자라나는 어린 바다거북이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에 무분별하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바다거북의 위장에서는 플라스틱 조각 343개가 나왔다. 태평양에서는 3종의 바다거북 중 80% 이상이 플라스틱을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알에서 깨면 바로 바다로 나가 헤엄치며 어린 시절을 보내도록 진화한 바다거북에게 더 큰 위험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밀리 던컨 영국 액서터대 생태및보존센터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호주 서부 인도양과 동부 태평양에 서식하는 어린 바다거북의 플라스틱 섭취 정도를 분석해 2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마린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어린 바다거북이 어떤 플라스틱을 섭취하는지 분석하기 위해 호주 해안에서 어부들이 우연히 잡은 어린 바다거북 121마리의 위와 내장, 배설기관, 방광을 조사했다. 푸른바다거북과 붉은바다거북, 올리브각시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납작등바다거북 등 5종의 몸 속에서 플라스틱을 찾아내 색상과 유형별로 분류하고 플라스틱의 출처를 분석했다.

 

플라스틱은 위장 안에서만 발견됐다. 인도양의 한 푸른바다거북은 위장 안에서만 343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 태평양의 한 거북에서도 144개의 조각이 발견됐다. 플라스틱의 크기는 대부분 5~10mm로 나타났다. 조각 크기는 거북의 크기가 커질수록 함께 커졌다. 태평양의 푸른바다거북 중에는 몸무게의 0.9%까지 플라스틱을 먹은 경우도 있었다.

에밀리 던컨 제공 

푸른바다거북 위장에서 발견된 플라스틱들. 에밀리 던컨 제공 

 

플라스틱 섭취 비율은 태평양 거북이가 인도양보다 훨씬 높았다. 태평양의 푸른바다거북 중 플라스틱을 먹은 비율은 83%였다. 붉은바다거북이 86%, 납작등바다거북이 80%, 올리브각시바다거북이 29%였다. 인도양에서는 납작등바다거북이 28%로 가장 높았고 붉은바다거북이 21%, 녹색바다거북이 9%였다.

 

거북이 가장 흔히 섭취한 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이었다. 두 재료는 가장 흔한 플라스틱 소재로 전 세계 어디에서나 쓰여 어디서 버려졌는지를 찾기 힘들었다. 태평양 거북에게서 나온 플라스틱은 인간이 쓰는 제품에 활용되는 단단한 플라스틱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인도양 거북에게서는 낚싯줄이나 그물 섬유가 주로 발견됐다.

 

바다거북은 알에서 깨어나면 해변을 떠나 바다로 나가 해류를 타고 헤엄치며 넓은 바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위험한 해변 대신 포식자가 적은 바다로 나가도록 진화한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바다에 플라스틱을 버리면서 이러한 진화가 바다거북에게 독이 되고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던컨 박사후연구원은 “우리가 쓰레기를 버림으로써 이제 그들은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와 같은 오염된 함정으로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던컨 박사후연구원은 “플라스틱 섭취가 거북의 건강과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낼 것”이라며 “전 세계 연구자와 수의사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https://www.dongascience.com/) -조승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