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PACKAGE SOLUTION
<앵커>
아주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이 공기 중에 떠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습니다. 집 안뿐 아니라 바깥 공기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있다는 게 연구를 통해서 확인된 겁니다.
그럼 이게 어디서 나오는 거고, 또 우리 몸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김민표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입니다.
거실과 야외에 공기 중에 떠다니는 물질을 빨아들이는 장비가 설치됩니다.
[박진아/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 : 이 장비는 공기를 샘플링하는 장비이고요. 여기에다가 연결을 하는 거죠. 총 가동 시간은 48시간으로 설정하겠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6월부터 서울과 경기도 가정집 5곳과 집 근처 야외 3곳에서 공기 중 부유 물질을 포집했습니다.
시료 29개를 분석한 결과 모든 시료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습니다.
가정집 실내 공기의 경우 1㎥ 기준으로 평균 3.02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나왔습니다.
입자 크기는 평균 166㎛로 머리카락 굵기의 3배 정도였습니다.
실외 공기에서는 검출량이 평균 1.96개로 실내보다 적었습니다.
[최현숙/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 : 아무래도 실내에서 사람들이 활동하면서 옷에서 떨어져 나온 섬유라든지 그리고 합성섬유 소재 가구 등 생활용품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공기 중에 미세 플라스틱이 있을 것으로 추정돼왔지만, 국내에서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확인한 건 처음입니다.
[신용승/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 : (공기 중 미세 플라스틱을) 정량화하고 그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인체 노출량을 평가할 수 있는 기초 데이터를 생산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취재진이 사는 서울 강서구와 마포구에서 빗물을 받아 분석해 봤습니다.
빗물 100밀리리터당 각각 7.27개와 18.15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습니다.
공기 중 미세 플라스틱이 빗물과 함께 땅에 떨어지는 이른바 '플라스틱 비'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실험 결과입니다.
[채민영/세스코 연구원 : 대기 중에 떠다니는 것들이 비가 내릴 때 같이 섞여서 내려올 거고요. 빗물에서도 (공기와) 동일하게 PP(폴리프로필렌)나 PE(폴리에틸렌) 재질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공기와 빗물 분석에서는 시료 채취와 분석 장비의 한계 때문에 20㎛ 이상의 비교적 큰 입자들만 검출됐습니다.
20㎛ 이상의 미세 플라스틱은 입이나 코로 들어가도 배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더 작은 미세 플라스틱은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폐포 즉 허파꽈리의 상피세포에 전기적으로 양전하를 띤 50㎚의 미세 플라스틱을 주입했더니 세포 형태가 망가지다가 1시간 만에 사멸했습니다.
중금속이 달라붙는 등의 이유로 나노 플라스틱 표면이 양전하를 띠는 경우, 폐 손상이 올 수 있다는 겁니다.
[김응삼/전남대 생물학과 교수 : 이거 지금 보면 25분 지나 30분 지났고요. 45분, 한 시간 만에 세포막이 다 터져 나가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한 시간 만에 이런 세포 사멸이 거의 다 납니다.]
플라스틱은 작을수록 인체에 들어가기도 쉽고 유해성도 커집니다.
플라스틱은 시간의 문제일 뿐 끊임없이 잘게 쪼개지기 때문에 위협적입니다.
[심원준/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 (스티로폼 뚜껑이 가로 세로) 10㎝, 30㎝쯤 되는데 1년 동안 수천억 개가 나와요. 수천억개가. 이 뚜껑 하나에서. 그러니까 쓰레기 하나하나가 미세 플라스틱 공장인 거예요.]
미세 플라스틱이 공기 중에 얼마나 있는지, 우리 몸에 얼마나 들어가는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인 연구와 대응이 시급하다는 게 플라스틱의 경고입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