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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아기들은
아토피피부염의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가 나왔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 제품이나 화장품 등을 통해 일상 생활에서 흔히 노출되는
합성화학물질인 만큼 임신 중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강모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
박용민 건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정민영 고신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프탈레이트와 아토피피부염의 관련성을 연구한 논문들을 메타분석해
최근 국제 학술지 ‘알러지와 천식 진행(Allergy Asthma Proceedings)’에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아토피피부염은 아동 10명 중 1~2명꼴로 발생한다.
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 수면장애 등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쉬운 탓에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태아기 프탈레이트 노출과 아토피피부염의 관련성을
메타분석 방법으로 체계적으로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에서 보고된 코호트 연구 11건을 분석했다.
연구팀의 안강모 교수는 “그간 프탈레이트 노출과 아토피피부염 발생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전세계 연구 가운데
연구 설계가 잘된 것들만 골라 분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프탈레이트 중에서도 모노벤질프탈레이트(MBzP)가
아토피피부염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 모노벤질프탈레이트에 노출된 경우
그렇지 않을 때 보다 아토피피부염 발생 위험이 16%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프탈레이트의 경우 관련 자료 부족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위험성이 규명되지 않아 추후 과제로 남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생활 속에서 프탈레이트 노출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아토피피부염 이외에도 프탈레이트에 노출시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프탈레이트의 유해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이로 인한 아토피피부염 발병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게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 면서
“그러나 정확한 인과관계 등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규명하여
환경유해물질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임신부가 프탈레이트에 노출될 경우
출산 이후 자녀가 아토피피부염을 앓게 될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라며
“추후 세포실험 등을 통해 프탈레이트가 어떻게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키는지
기전 연구를 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추가 연구 결과가 나오기 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임신부는 가급적 프탈레이트 노출을 줄여주는게 좋다”라고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프탈레이트는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성질이 있어
벽지나 바닥재부터 식품 포장, 의약품 보관 용기, 장난감, 플라스틱 용기 등에 사용된다.
동물이나 사람 몸 속에서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거나 교란하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환경호르몬)로 알려져왔다.
임신부가 노출될 경우 양수나 탯줄을 통해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식약처는 기저귀나 영유아용 기구, 용기 기준과 인체노출안전 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프탈레이트 노출을 줄이려면 물을 자주 마시고, 뜨거운 음식이나 액체를 담을 땐
가급적 유리, 도자기, 스테인리스 제품이나 플라스틱 중에서도
내열 온도가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게 좋다.
또 화학성분이 들어간 제품 대신 천연 비누 등을 사용하고,
주기적으로 청소와 환기해 실내에서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먼지를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