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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 KBS2 <환경스페셜> '지금 바다는...' 편의 한 장면. ⓒ KBS2
지난 4월, 목포의 한 생선구이 식당에서 발견된 500ml 페트병은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흔하디 흔한 페트병에 놀랄 일이 무엇이냐고?
그 이유는 500ml 페트병이 아귀의 위 속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아귀 손질을 했던 김현미씨가 페트병을 발견했고, 남편 강석복씨가 SNS를 통해 그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해양 쓰레기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페트병 조그만 거 있잖아요. 500ml짜리 이런 거 나오지. 커피 봉지, 라면 봉지 나오지 과자 봉지 나오지 그래요."
지난 12일 방송된 KBS2 <환경스페셜> '지금 바다는...' 편은 목포를 찾았다.
수산시장 상인들은 바다가 예전같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고 있었다.
생선의 겉모습만 보고도 어떤 상태인지 금방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귀의 몸통을 만져보던 박금양씨는 제작진에게 "소리 안 나요?"라고 묻더니 아귀의 배를 갈랐다.
그 안에는 빵이 들어있던 용기로 추정되는 플라스틱이 들어있었다.
▲ KBS2 <환경스페셜> '지금 바다는...' 편의 한 장면. ⓒ KBS2
대체 지금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제작진은 서남해의 어장을 두루 살펴보기로 했다.
전라북도 군산시, 제철을 맞아 꽃새우 조업 중인 어민들은 조업보다 선별 작업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었다. 무슨 까닭일까.
그들은 점점 많아지는 쓰레기 때문에 그물 올리기가 두렵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하루 조업으로 끌어올린 쓰레기가 갑판을 채울 정도였다.
최근에는 어민들이 머리를 맞대 그물 중간에 따로 쓰레기 분리망을 달았다. 그러지 않으면 조업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환경스페셜> 제작진이 수심 40m를 관찰했더니 아름답고 풍요로워야 할 바닷속에 해양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었다.
이는 비단 군산만의 일이 아니다. 전국적인 현상이다. 제주도, 거제도의 바다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모든 바닷새 위에서 나온 플라스틱
▲ KBS2 <환경스페셜> '지금 바다는...' 편의 한 장면. ⓒ KBS2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심원준 박사는 강이나 도심을 끼고 있는 곳에서 쓰레기가 많이 나오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인구가 가장 밀집해 있는 한강이 가장 많고, 낙동강이 그 다음이라고 한다.
그리고 중국 양쯔강에서 엄청난 쓰레기가 해양으로 유입된다.
양쯔강 유역에 살고 있는 인구만 5억 명이다. 중국 정부의 노력으로 많이 개선되었지만, 홍수라도 발생하면 아찔하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양쯔강에서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약 147만 톤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이다. 문제는 이 쓰레기들이 한국의 서해를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유인도였던 태안의 궁시도는 사람이 모두 떠나고 현재 괭이갈매기들의 차지가 됐다.
바닷새 연구팀은 괭이갈매기의 섭식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괭이갈매기가 머물렀던 바위 이곳저곳에서 괭이갈매기 펠릿이 발견됐다.
펠릿은 괭이갈매기가 먹이를 먹었다가 소화시키지 못하는 걸 토해 뱉어내는 것을 말하는데, 정상적인 펠릿에서는 조개껍질과 뼈 등이 발견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괭이갈매기들의 펠릿에서 스티로폼으로 추정되는 물질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괭이갈매기들은 왜 플라스틱을 먹어야 했을까.
그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관찰 결과, 괭이갈매기들은 사실상 쓰레기 더미 위에서 먹이를 찾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만큼 바다는 심각하게 오염돼 있었다. 곳곳에 플라스틱이 널려 있었다.
바닷새 연구팀 김미란 박사는 바닷새 플라스틱 섭식 비율을 조사하고 있다.
죽은 바닷새의 위 내용물에서 플라스틱이 얼마나 나오는지 분석하는 작업이다.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바다제비(93.7%), 비오리(33.3%), 괭이갈매기(12.9%), 회색머리아비(10%), 바다쇠오리(0.9%)까지 연구를 진행한 모든 바닷새의 위 내용물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특히 바다제비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 UN환경계획의 발표에 의하면 해양 쓰레기 때문에 연간 폐사하거나 고통받는 새의 수가 10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가 만든 쓰레기 때문에 삶을 위협받는 건 바닷새만이 아니다. 제주에서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을 인공증식해 자연에 방류했는데, 11일 만에 사체로 발견됐다.
사인은 장 폐색이었다. 폐그물이 장을 막아 죽음에 이른 것이다. 해양 쓰레기도 225개나 발견됐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에서 실시한 바다거북 부검연구 결과 전체 58마리 중 38마리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2017년 6월~2021년 7월)
스티로폼 부표 하나→750만 알갱이 되어 바다로...
▲ KBS2 <환경스페셜> '지금 바다는...' 편의 한 장면. ⓒ KBS2
한편, 최근 해양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스티로폼 부표이다.
전국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5500만 개의 부표 중 4100만 개가 스티로폼으로 되어 있다.
이 부표들이 부서져 생기는 작은 스티로폼 알갱이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스티로폼 부표는 국내 연안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 스티로폼은 과연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스티로폼 부표는 한 개당 약 750만 개의 알갱이로 쪼개지는데, 이를 환산하면 연간 약 15조 개의 알갱이가 바다에 방치되는 셈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심원준 박사는 해안이 플라스틱이 미세화되기 굉장히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자외선을 그대로 받고, 온도가 높을 뿐더러 산소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해안에는 방치된 플라스틱이 미세화되고 있다.
5mm 이하 작은 입자의 플라스틱의 위험성은 치명적이다.
플라스틱이 작아지면 그 작은 플라스틱을 먹는 생물들의 숫자와 종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물론 더 이상의 수거 처리도 불가능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람도 먹이사슬을 통해 그런 플라스틱을 부지불식간에 섭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전의 대형 쓰레기가 갖고 있던 문제와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 전개되는 셈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멸치와 어패류에 미세 플라스틱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바지락에서 34개, 멸치에서 14개, 홍합에서 12개, 가리비에서 8개, 굴에서 7개가 검출됐다.
100g당 최소 7개~34개의 플라스틱이 나왔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일주일 동안 신용카드 한 장(5g) 무게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데,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직까지 연구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그 영향을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화학 물질을 첨가하는데, 그중에는 환경 호르몬 등이 포함돼 있다.
유해 화학물질이 계속 흘러나와서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의 등장은 인류 문명사를 바꿔 놓았다.
하지만 '만드는 데 5분, 쓰는 데 5분, 썩는 데 500년'이라는 말처럼 그 편리함에 취해 무분별하게 사용했던 측면이 있다.
▲ KBS2 <환경스페셜> '지금 바다는...' 편의 한 장면. ⓒ KBS2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총 83억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됐다.
그중 60%인 50억 톤이 매립되거나 버려졌다. 소각(10%)되거나 재활용(8%)된 양은 극히 적다.
과연 그 많은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갔을까. 신음하고 있는 바다가 그 대답을 대신해주고 있다.
MC 김효진은 "썩지 않고 오래 가고 국경을 모르는 해양 쓰레기들, 더 늦기 전에 작은 것이라도 실천해 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라고 호소했다.
그의 말처럼 바다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구조 신호를 보냈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는 '바다가 그렇게 크고 넓은데 별일 있겠어?'라고 무심코 지나쳤던 게 아닐까.
방송을 통해 참담한 지경에 이른 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바닷새와 해양 생물들의 처참한 삶을 들여다보니 죄책감이 강하게 몰려왔다. 정말 더 늦게 전에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오마이뉴스
출처: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766723